Q1. 창업기획자 제도 도입 이후, 현장에서 느낀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초기 기업을 발굴하고, 보육하고, 투자하는 민간의 역할이 제도 안으로 들어왔다는 점입니다. 초기 창업기업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통로가 넓어졌고,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팁스와 스케일업 팁스까지 이어지는 성장 경로도 마련됐습니다.
KST 역시 출연연의 기술을 이전하는 데서 나아가, 연구자의 창업 준비부터 기술 검증, 사업 설계, 초기 투자와 후속 투자 연계까지 지원해 왔습니다. 기술이전만으로 채우기 어려웠던 사업화 과정의 공백을 함께 메우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지역 연구기관과 창업 생태계의 격차를 줄이고, 개발과 회수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딥테크 기업을 장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구조가 더 필요합니다.
Q2. 공공기술·딥테크 액셀러레이팅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검증된 기술을 실제 사업으로 옮기는 일입니다. 연구소에서 오랜 연구를 거친 기술이라도 제품 개발과 인증, 시장 검증에는 별도의 시간과 자본이 필요합니다. 기술의 시간에 금융을 맞추는 시도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초기 딥테크 팀을 판단할 때는 세 가지를 봅니다. 먼저 기술이 기존 방식보다 확실히 나은 해법을 제공하는지, 다음으로 연구 역량과 사업·경영 역량을 함께 갖춘 팀인지 확인합니다. 마지막으로 핵심 기술의 특허와 지식재산권이 확보되어 있고, 기술이전이나 실시 조건이 명확한지 살펴봅니다.
연구자의 기술을 이해하는 것만큼, 그 기술이 누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함께 찾는 것이 창업기획자의 역할입니다.
Q3. 투자 이후, 기업의 성장을 어떻게 지원하고 있나요?
기업이 성장 단계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만드는 데 집중합니다. KST는 단계별 체크리스트 24종과 분야별 전문가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업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지원을 연결합니다.
예를 들어 의료기기나 신약 분야는 기술 개발 못지않게 인허가가 중요합니다. 관련 전문가와 함께 필요한 절차를 검토하고, 문서화와 임상 등 전문 영역을 지원합니다. 기술 중심의 창업팀에 경영·사업개발 인력이 필요하다면 해당 분야를 이해하는 전문가도 연결합니다.
후속 투자 역시 성장 단계별 목표에 맞춰 준비합니다. 투자자 연결과 IR 준비, 잠재 고객과 전략적 파트너 발굴까지, 투자한 기업이 실제로 성장하도록 돕는 과정이 액셀러레이터의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4. 그 역할을 보여주는 사례로 비트센싱을 소개해 주셨는데요.
비트센싱을 처음 만났을 때 눈에 들어온 것은 ‘레이더를 실제로 만들어 본 팀’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창업팀의 기술 역량을 확인하는 동시에, 이전 직장과의 기술 유출·특허 분쟁 가능성도 살폈습니다. 레퍼런스 확인 과정에서 팀의 역량과 협력 가능성을 확인하며 투자에 대한 확신을 얻었습니다.
당시 핵심 기술인 4D 이미징 레이더는 개발 위험이 남아 있었습니다. 다만 별도로 개발하던 교통 레이더가 현장 성능시험에서 요구 성능을 충족했다는 점은 사업을 이어갈 근거가 됐습니다. 사람과 기술의 가능성을 보되, 기업을 지탱할 현실적인 제품도 함께 본 것입니다.
KST는 출연연 기술 매칭과 투자에 이어, 회수 이후에도 스케일업 팁스 연계를 위한 재투자로 동행을 이어갔습니다. 기업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때 창업기획자가 어떤 역할을 더 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한 사례입니다.
Q5. 앞으로의 10년을 위해 업계와 정책 담당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요?
업계 동료들에게는 우리가 투자하는 기업의 시간을 함께 책임지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초기 투자는 출발점입니다. 기술 기업이 성장하는 동안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필요한 사람과 시장을 연결하는 것이 창업기획자의 진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책적으로는 딥테크의 긴 호흡을 뒷받침할 재원이 필요합니다. 초기 투자에 그치지 않고 후속 투자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창업기획자가 참여할 수 있는 전용 투자 트랙과 장기 재원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지역 연구기관에서 나온 기술이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는 투자 구조도 중요합니다.
지난 10년이 민간의 힘을 불러들이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그 힘이 기술과 사람, 지역을 잇는 방향으로 자라도록 함께 만들어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