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대형 투자은행(IB) 증권사들이 올 들어 발행어음을 통해 4조 원 넘는 자금을 확보하고도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774억 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권사들이 발행어음으로 올해 조달한 자금의 1.9%에 그친다. 초대형 IB 증권사들은 어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중 90.9%인 3조 6910억 원을 대기업·중견기업에 대출 방식으로 투자했다. 투자 대상과 관련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없는 데다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지나치게 적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6~27일 이틀간 국내 우수 콘텐츠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2023 스타트업콘'을 열었다. '콘텐츠로 세상을 바꾸다'를 주제로 한 스타트업콘은 콘텐츠 산업 분야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첫날 가장 관심을 끈 경쟁 피칭 '배틀필드'에서는 '슈퍼주니어' 출신 최시원이 특별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SM엔터의 이사이기도 한 최씨는 2015년부터 스타트업 투자자로 활동해오고 있으며 다양한 테크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미국, 프랑스, UAE, 싱가포르 등에서 액셀러레이터 등 투자 관계자들이 참석해 K-콘텐츠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방안을 토론했다.

24일 국회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21년~2023년 9월까지 7개 해외 현지법인 중 현지 벤처기업에 투자한 법인은 KDB 실리콘밸리 단 1곳밖에 없었다. 직접 투자한 건수는 총 5건에 그쳤다. 투자 실적을 보면 ▲직접투자 5개사 1350만 달러 투자 승인(약정 1150만 달러) ▲간접투자 7개 펀드 3050만 달러 투자 승인을 했다. 또 확인 결과 현재까지의 KDB실리콘밸리 현지법인 투자는 모두 한국계 기업과 펀드에 대한 투자였다.

23일 스타트업 지원 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자체 조사한 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금액은 총 7178억원으로, 작년 9월(3861억원)보다 85.9%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투자 업계에서는 지난달에도 투자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상황을 지적하며 불황기에 투자사들이 돈이 되는 '똘똘한' 기업에만 투자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호소한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달 스타트업 투자 건수는 105건으로, 전년 동월(123건) 대비 18건 줄었다.

중기부 벤처대출 시범사업은 지난해 12월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다. 참여 업체 투자단계는 시리즈A가 20개로 가장 많았다고, 평균 대출액은 약 5억9000만원이었다. 해당 대출은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프로그램이지만, 누적 투자금액 100억원이 넘는 시리즈B(4개) 업체의 참여가 두드러지기도 했다. 이미 투자받은 돈이 429억원에 달하는 시리즈C 업체까지 ‘급전’을 찾았다. 투자 혹한기가 장기화하며, 외부 투자 유치가 어려워진 시장 상황도 반영된 것이다. 오는 12월 정식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 국내 제도가 내포한 6~7%의 고금리, 대출액의 최대 80%에 달하는 확보 지분 비중은 쟁점으로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