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벤처생태계의 글로벌화를 위해 벤처확인 제도를 개편하고, 벤처투자 해외거점을 확충한다. 한국벤처투자의 해외사무소는 스타트업코리아 종합대책에 핵심 과제로 담긴 글로벌 펀드 결성 지원 역할을 주로 맡고 있는데 정부는 글로벌 펀드 결성 규모를 내년까지 10조원으로 확대하는게 목표다. 또한 사무소 성격으로 설립한 해외 지점을 법인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지점 형태의 해외진출 방식으로는 지원 범위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벤처인증 방식도 내수 지향 벤처기업과 수출 벤처기업 간 성장 및 기업 특성을 구분한 인증 방식과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고금리와 경기침체 여파로 벤처기업의 절반 가량이 투자유치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협회가 조사한 '벤처기업 투자유치 현황 및 애로조사' 설문에서 응답기업 48.1%가 투자유치 시 경험한 애로사항으로 '실적 위주의 보수적인 투자 심사'를 꼽았다. 또한 응답기업의 3분의 1 이상이 투자자의 사전동의권 조항으로 투자계약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했으며,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으로 정부의 벤처투자 예산 확대(31.1%), 국내외 투자자와 네트워킹 활성화(20.7%)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벤처 투자와는 거리가 멀어보이던 전통산업, 광산 채굴업에 최근 VC의 투자가 쏟아지고 있다. 채굴업은 전통산업이며 '첨단' 이미지도 강하지 않다. 2일(현지시간)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광업 회사들이 VC에서 5억5000만달러 이상 투자를 받았다. 여기에 VC들이 눈을 돌린 건 희토류의 가치가 급상승한 시대 변화의 결과다. 리튬, 니켈 등은 차세대 배터리와 신재생 에너지 활용에 꼭 필요한 희토류인데 이걸 채굴해야 사용할 수 있다. VC들이 글자그대로 '보물찾기'에 나선 셈이다.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 시장엔 냉기가 여전했지만 일부 기업들은 대규모 후속 투자유치에 성공했으며 주요 VC들도 대형 펀드 조성에 나서고 있다. SV인베스트먼트는 지난 4월 1700억원 규모로 주요 시리즈 펀드인 ‘갭 커버리지 펀드 4호’를 결성했고 컴퍼니케이파트너스도 최근 1300억원 규모 ‘IBK-컴퍼니케이 혁신성장펀드’ 조성을 완료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역대 벤처 펀드 중 최대인 8000억원 규모 펀드 조성에 나서며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스톤브릿지벤처스, K2인베스트먼트 등도 약정액 1000억~2000억원 수준의 펀드 결성을 추진 중이다. 정부도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돕기 위해 내년 세법 개정안에 투자 활성화 지원책을 담을 예정이다.